투표일, 새벽까지 비가 온 것 같더니 오전에는 날이 개고 봄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졌다. 마트 다녀오는 길에 보이는 나무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음지에는 이제야 산수유가 피어나는데 햇살바른 곳에는 벚꽃과 목련 꽃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아, 햇살도 좋고 바람도 따사로워라.
점심을 먹고 자외선차단제를 한 번 더 덧바른 후에 중랑천으로 나섰다.
참 오랜만이다. 지난 여름에 친구랑 몇 번 온 뒤로는 온 적이 없는 듯. 봄 햇살에 얼굴 태울 일이 부담스러워 네 시가 넘어서야 창동교로 내려섰더니 햇살도 한풀 꺾이고 바람도 제법 분다. 남쪽으로 한 시간 걸어서 묵동 공원을 찍고 돌아오는 두시간 코스. 내가 이곳을 찾지 않은 사이에 중랑천에 낚시가 금지되어 강태공이 사라지고 그늘이 없는 중랑천변은 파란 풀들이 많이 자라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인라인을 타는 사람, 열심히 걷는 사람, 천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사람. 모처럼 휴일의 오후가 한가롭다.
자전거로와 조깅로 틈바구니에 끼어 피어 한들한들 여리게 흔들리던 보랏빛 꽃..
걷기를 모두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다가 찍은 개나리..
이렇게 축대위에 피어 있는 개나리를보면 어릴 때 친구가 성암여중고 옆,개나리 만발한 축대 밑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난다. 그 사진을 내가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중학교 시절 내게 보여준 그 사진이 지금도 내 기억에 선명한 것은 그 친구가 내게 그립고 소중한 친구라서겠지.
봄은 모든 그리운 것들이 잠에서깨어나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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