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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황당 1, 2

 

1.

 

 

저당잡힌 주말, 스케줄 때문에 내가 다니는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 몇 번 간 적이 있고 바로 전 주에도 갔던 염광교회에 갔다.  지하철 쌍문역 1번출구에서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데 시간 계산도 잘해서 9시 예배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했다.

 

10시를 조금 넘겨 예배는 끝났고 다시 지하철을 타러 오던 길 되짚어 걸어오는데 오 마이 갓! 어쩐 일인지 내가 지하철 출구에서 나와 들어온 길이 안나오는거라. 좀 더 가야 되나? 생각하면서 가는데 아무래도 이상해. -.- 갈 때는 못보던 아파트도 보이고 느낌이 좋지가 않다. 시계를 보니 시간상으로도 훨씬 지났고. 오른쪽에 있는 대로 방향으로 우회전을 했는데 있어야 할 대로도 안보이고. 완전히 길을, 방향을 잃어버렸다. ㅠ

 

물어보는 거, 창피해서 잘 묻지도 않지만 땡볕에 사람도 별로 없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 온 거 같지는 않은데 내 위치는 어딘지 가늠조차 안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퍼뜩 든 생각. 핸드폰으로 올레 내비를 켰다. 그제서야 대충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감이 잡힌다. 대로까지 네비켜고 걸어나오는데 온 몸이 땀으로 샤워를 한 것 같다.

 

참나.. 이건 뭐, 치매 걸린 할매도 아니고 길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황당 그 자체. 스스로 혼란스러웠다. 지금까지도 내가 어디서부터 왜 헤맸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

 

밤 10시가 넘어서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갔더니 동생 내외와 이모, 별이아빠가 있었다. 혼자 화장실 출입하기도 불편할 엄마만 두고 우리 모두 집으로 가기 위해 나왔는데 다들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가잔다. 나는 병원 오는 길에 하도 더워 마트에서 시원하고 달달한 커피를 한 병 사서 먹어서 그런지 배고프지는 않았지만 다들 안먹었다니 근처에 있는 조마루에 가서 저녁을 시켰다. 과식을 피하기 위해 뼈해장국으로. 뼈해장국에 들어 있는 우거지를 난 좋아한다. 그리고 그 집이 다른 집에 비해 맛이 깔끔하고 괜찮다.

 

소주 두 잔과 함께 먹은 밥을 반이 넘게 남겼는데도 배가 너무 부르다. 그 순간!! 나는 기억해냈다. 내가 5시 반쯤 이른 저녁을 먹었다는 사실을. 짬밥이라 허술하기는 했어도 분명 나는 저녁을 제대로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까맣게...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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