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대권이한테 연락이 왔다. 일 때문에 명동에 가는데 커피 한 잔 하자고. 다시 삼성동으로 가야 해서 퇴근은 같이 못하지만 얼굴이나 보자면서. 나도 나갔다가 사무실로 다시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하니 일을 먼저 보고 난 후에 만나자고 했다. 운동은 제끼고 다섯시에 퇴근해서 명동으로, 대권이가 가는 쇼핑몰로 갔다.
만나고 보니 속이 출출할 시간. 커피마시면서 간단하게 뭘 먹자고 고른 것이 피자. 올라가 보니 피자집이라기보다는 카페, 레스토랑이었다. 흠~ 분위기가 이러면 커피보다는 다른게 더 땡기지. 대권이는 나보고 골라보라고 하고 나는 생각난 것이 고르곤졸라 피자와 하우스 와인 한 잔. 와인을 책으로 읽으면서 이제야 알게 된 하우스 와인이라는 존재.
와인을 식당에서 먹기는 처음인 것 같다. 아, 아니다. 조선호텔 뷔페에 갔을 때도 와인을 먹기는 했지. 그때는 내가 시킨 게 아니니까 내가 주문을 하기는 처음이었다. 책에서 읽은대로 어떤 와인인가 물었더니 레드와인을 주랴고 되묻는다. 내가 물은 것은 그게 아닌데 주문받는 사람이 나보다 더 모르는 모양이다. 하하.
대권이가 입주한 아파트는 엄마 친구가 사는 그 동인 것 같다. 나중에, 혹시 네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오면 도움 좀 받자고 미리 부탁을 하고 이사하고 난 소감을 좀 듣다가 먹을 거 다 먹고 일어났다. 양도 조금밖에 안되는 와인을 먹었는데 알딸딸한 기운이 들고 대권이는 얼굴이 벌개졌다. 기분좋은 실습. 분위기도 좋았고 음식도 예뻤는데 사진을 한 장 찍어놓을 것을...
2012. 9. 27 오전에..